기자eye 주요 뉴스

하인 자리에 칼잡이를 앉히지 마라!
하인 자리에 칼잡이를 앉히지 마라!
먼 옛날 어느 대감 집에서 하인을 뽑는다는 방을 내걸었다. 무남독녀의 손발이 되어줄 남자 하인을 구하는 것이었다. 때는 오랜 흉년으로 많은 백성들이 굶어 죽거나 산적과 도적들의 약탈에 시달려야 했다. 이러할 때 부잣집 하인으로 채용된다면 적어도 아사는 면할 수 있다는 기대에 너나 할 것 없이 면접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러나 배고픈 것은 무림고수들도 마찬가지, 고수들도 지원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혹여나 대련으로 인해 상해를 입을 것이 두려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면접 날, 아니나 다를까 전국에서 내놓으라는 고수들이 배고픔에 못 이겨 각종 무기를 들고 면접장에 모였다. 그리고 그들은 대감 앞에서 하나뿐인 하인 자리를 꿰차기 위해 자신들의 무술 솜씨를 선보였다. 다행이 부상을 우려해 실제 대련은 하지 않았다. 최종 결과, 수백 명의 고수를 제치고 몸집 푸짐하고 힘 좋아 보이고 순종적인 인상의 한 사내가 하인으로 뽑혔다. 이 사내는 자신의 면접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두 손 꼽게 모으고 공손하게 대감에게 인사한 게 다였다. 지원자들은 무술 실력도 없어 보이는 이 사내가 뽑힌 것에 대해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것은 대감의 측근도 마찬가지이었다. 그래서 한 측근이 많은 고수를 두고 이 친구를 뽑은 이유를 묻자 대감은 “자존심 강한 무사를 하인으로 부리다 자칫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칼끝이 내 딸에게 향할 수 있다”며 “난 딸 시중을 들어줄 하인만이 필요할 뿐이다. 경호는 지금 있는 무사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오는 4월 3일 치르지는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국회의원 한 자리를 놓고 10명이 출사표를 던지고 표심잡기에 여념이 없다. 여느 선거처럼 이번 선거 역시 모든 후보가 지역경제는 물론이거니와 대한민국 경제를 넘어 세계 경제를 살릴 기세다. ‘일자리를 만들겠다’ ‘경제를 살리겠다’ ‘다리를 놓겠다’ ‘조선소를 살리겠다’며 각 후보들은 목청이 터져라 외쳐되고 있다. 실현을 위한 뚜렷한 계획도 없을 뿐더러 실현 가능성 또한 높지 않다. 그저 당선만을 위한 포퓰리즘 공세에 불가하다. 포퓰리즘, 아쉽게도 당선 효과가 가장 높은 선거 전략이라는 것을 부정할 정치인은 없다. 그로인해 공약을 놓고 보면 시의원 선거, 국회의원 선거 할 것 없이 모든 선거가 대통령 선거로 탈바꿈되었다. 이번 선거도 마찬가지, 국회의원 본연의 임부에 걸맞은 공약을 내건 후보를 찾아볼 수가 없다. 국회의원, 입법부이며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이다. 따라서 국회의원은 법령을 제정, 비준, 개정 또는 폐지하고 국가의 예산안을 심의·확정하며 국정 운영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국회의 권한 행사에 참여한다고 정의되어 있다. 현실은 어떤가? 연봉 1억원의 국회의원들, 이 중 법안 발의 ‘빵’개에 본회의 결석률이 30%에 육박하는 의원들이 즐비하다. 국회의원 선거 당시 대통령 후보라도 된 것처럼 착각에 빠진 이들에게 국민들이 맞장구를 쳐주니 당선 이후에도 자신이 대통령인 줄 알고 의정에는 관심이 없는 것이다. 언제까지 시의원, 도의원, 시장, 도지사, 국회의원 후보들의 대통령 놀이에 장단을 맞출 생각인가. 언제까지 하인 자리에 칼잡이를 앉힐 생각인가? 그 칼끝에 수없이 당해보지 않았는가 말이다. 국민이 변하지 않는다면 포퓰리즘 맛을 들인 후보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할 생각이 없을 뿐더러 이후에도 변화지 않을 것이다. 유권자인 국민이 변해야 한다. 언제까지 포퓰리즘에 현혹되어 하인 자리에 칼잡이를 앉히고, 이후 칼잡이의 칼을 맞으며 비통하고 원통해 하며 정치판 만을 원망할 것인가. 국회의원이 지역 현안을 살피는 것은 당연하다. 허나 오로지 당선을 위해 본연의 임무는 망각한 채 칼춤만 추는 칼잡이를 정치판으로 불러드려선 안된다. 이번 선거부터 학연 혈연 등 모든 연결고리를 끊고 눈 앞의 작은 이익을 버리고 국민의 주도하에 포퓰리즘을 난발하며 대통령 놀이에 빠진 후보를 퇴출시키고 국회의원에 걸맞은 공약과 자질을 갖춘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하인을 뽑을 땐 순종적이고 일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지 야욕과 살기 가득 찬 칼잡이를 뽑아선 안 된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듯 정치도 국민이 하는 것이다. 4월 3일 국회의원 선거, 국민이 시대에 답할 차례다.
통영언론, 시의원이 ‘좌지우지?’
통영언론, 시의원이 ‘좌지우지?’
요즘 온라인 기사 댓글을 보다 보면 ‘기레기’란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기자’와 ‘쓰레기’를 합성한 신조어다. 객관적이지 못하거나 한 대상을 일방적으로 칭찬 또는 매도하는 등의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또 기사를 빌미로 해당 관계자에게 금품을 받고 기사를 노출시키지 않는 기자를 ‘사이비기자’라 한다. 비단 기자뿐 만 아니라 광고비를 받는 대가로 기사를 삭제하거나 노출 시키지 않는 언론사도 마찬가지다. 배고픈 소크라테스 보단 배고픈 돼지가 만연한 세상, 하여 기자의 사명 중 하나인 ‘정론직필’은 경제적 논리보다 앞서지 못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빵 몇 조각에 펜을 들었다 놨다. 안타까운 오늘이다. 떨어진 가을 낙엽은 낭만이라도 있지 추락한 기자의 권위는 암적인 존재나 마찬가지다. 통영언론은 어떠한가? 아래 영상으로 답을 대신해도 될 것 같다. 위 영상은 지난 7월18일 자유한국당 소속 시·도의원들의 기자회견 모습이다. 기자 회견에 앞서 있었던 위원간담회 내용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모 의원이 언론을 막겠다고 호언장담했고 결국 언론에는 보도 되지 않았다고 기자들 앞에서 거리낌 없이 말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시의원이 언론들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단 말인가? 통영시와 경남도내 모 언론사에 몸담은 지 수년, 언제부턴가 통영언론의 추태에 환멸과 회의를 느끼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비단 나 뿐이겠는가? 하여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고 때 묻지 않은 글을 남기고 싶다는 욕망에 이끌려 언론사를 창간한다. 배고픔에 퇴색된 눈이 아닌 아이의 순수한 눈으로 통영의 역사를 기록하자는 의미로 ‘아이 & eye’로 슬로건을 내걸었다. 감히 말하지만 도저히 배고파 펜을 놓는 한이 있더라도 빵 몇 조각으로 연명하는 배고픈 돼지는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어? 수갑 차고 다니면서 가오 떨어질 짓 하지말자” 천 만 영화 중 하나인 ‘베테랑’에서 주인공 형사가 동료 형사를 꾸짖으며 한 말이다. 통영에는 크고 작은 언론사가 39개다. 모든 언론사나 기자의 권위가 암적인 존재로 추락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그들과 함께 통영언론의 ‘가오(폼)’를 곧추세울 것이다.